농부들이 살아가는 길목에 자리한 논밭상점. 우리는 매일 여러 농부들과 스치며, 인사를 하고 서로의 안녕을 빕니다. 논밭상점은 나 자신만의 농업을 넘어 다른 농부들의 삶에 균형 있는 생산과 소비, 소득, 일과 삶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논밭상점은 주목받지 못하는 논과 밭, 농부와 작물들을 지속적으로 조명합니다. 이제 막 논밭을 일구며 땀 흘리기 시작한 농부, 열심히 농사지었지만 판로가 막막한 농부들을 만날 때면 내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싶어집니다. 그 마음을 담아 논밭상점은 지구 모든 농부들을 응원하며, 서로의 논밭을 연결합니다.

마을의 건실한 농사 후배, 학교 후배 해강이 논밭상점의 문을 두드렸어요. 해강은 올해 꼬꼬마양배추 농사가 아주 잘 되었다며 양배추 몇 통을 가져왔어요. 아삭아삭 통통한 양배추, 꼬꼬마 양배추는 양상추와 양배추 사이 어디쯤에 있는 것 같아요. 양배추보다는 알이 얼기설기 차 있는듯하지만, 그 덕에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서 생식용으로 먹기 좋아요. 해강은 원래 양배추를 구매하고 싶다고 한 곳이 있어서 평소보다 많은 양을 재배했지만 달라져버린 상황에 양배추의 판로가 사라져버렸다고 이야기해요. 농장에 남아있는 꼬꼬마양배추는 500통 정도! 그렇담 논밭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지! 하고 대답했어요.

해강이 함께하고 있는 풀무배움농장은 풀무학교 학생들의 교육농장으로 운영돼요. 풀무학교는 제가 나온 학교이기도 한데요. 농사를 가르치는 학교에요. 해강과 풀무배움농장의 스텝, 학생들은 농약과 화학비료없이 농사짓고 있고, 현재 인증은 무농약까지 받은 상태랍니다.

풀무배움농장에서 키운 아삭한 꼬꼬마 양배추. 쪄먹기 아까울 정도로 아삭이고 맛있어요. 갑작스럽게 판로가 사라진 양배추, 지금 딱! 알맞게 찬 양배추를 빨리, 많은 분들에게 보내기 위해 가격을 최대로 낮춰 판매합니다. 풀무배움농장에서 키운 아삭한 꼬꼬마 양배추. 주문해주시면 갓 수확해 논밭직송해드립니다.

2019년 충남 홍성군 홍동면 팔괘리에 자리를 잡은 풀무배움농장. 풀무배움농장은 열악한 농업현실에서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생산농장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3학년 학생들의 농사실습지이기도 합니다. 농장을 돌보는 해강농부와 선재농부는 어떻게 농장으로서 자립해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청년이 마을과 농장에서 성장하고 배울 수 있을까, 고등학생들을 위한 농사 교육은 어때야 할까 등에 대한 질문을 안고 농사를 지으며 건강히 살아갑니다.